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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 세금편 · 2026. 11. 7.

해외에 살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 상속세는 국내 재산만큼만 책임집니다

부모님이 오래 해외에 사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국내에 예금이나 부동산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피상속인은 세법상 비거주자이고, 상속세는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만 매겨집니다. 대법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속인이 상속세를 내야 하는 한도도 국내에서 받은 재산까지라고 보았습니다. 미국 주택처럼 국외에서 받은 재산이 있어도 그만큼 납부 책임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상속 설계와 신고 실무에서 이 판결이 뜻하는 바를 정리합니다.

상속 상담에서 자주 듣는 질문

「아버지가 미국에 사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한국에 예금이 조금 있는데, 세무서에서 예금보다 훨씬 큰 상속세를 내라고 합니다.」 상속 상담에서 드물지 않게 듣는 이야기입니다. 돌아가신 분이 해외에 생활 근거를 두고 있었다면 세법상 비거주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상속세의 범위부터 달라집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는 피상속인이 거주자이면 국내외 모든 상속재산에, 비거주자이면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만 상속세를 매기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세관청이 사망 전 증여재산까지 더해 세액을 크게 계산하면, 상속인은 국내에서 받은 재산을 넘어서까지 내야 하는지 막막해집니다.

상속인의 납부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같은 법 제3조의2는 상속인이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나누어 내고, 그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하도록 정합니다. 쟁점은 비거주자 상속에서 이 한도를 셀 때 국외에서 받은 재산도 넣어야 하는지였습니다.

실제 사건의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비거주자인 피상속인이 사망하였고, 상속재산은 국내 예금과 미국의 주택 한 채였습니다. 자녀가 모두 상속하였으나 기한 안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과세관청은 국내 예금에 더해 피상속인이 사망 전 상속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증여한 국내 토지를 사전증여재산으로 가산하였고, 그 결과 국내 예금을 훌쩍 넘는 상속세를 상속인들에게 연대하여 고지하였습니다.

사전증여재산이 더해진 근거는 제13조입니다.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더합니다.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이면 국내 재산을 증여한 경우에만 더하는데, 이 사건의 토지는 국내 재산이어서 가산 대상이었습니다.

대법원의 결론

대법원은 2024. 9. 12. 선고 2022두64143 판결에서 과세관청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상속인은 국내 상속재산 가액의 범위에서만 상속세를 낼 의무가 있고, 그 가액을 넘는 부과 부분은 위법하다고 본 원심이 정당하다는 것입니다.

논리는 간명합니다. 상속세법은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나누어 과세대상과 과세가액 계산 방법을 달리 정합니다.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은 과세대상인 상속재산을 평가하고 채무 등을 뺀 뒤 상속분으로 나누어 정해집니다. 그렇다면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인 경우 이 재산에는 과세대상인 국내 상속재산만 들어가고, 애초에 과세대상이 아닌 국외 상속재산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과세관청은 상속인이 미국 주택까지 받았으니 납부 한도에 그 가액도 넣어야 한다고 다투었습니다. 대법원은 과세 범위에서 빠지는 국외 재산을 납부 한도 계산에서만 다시 끌어올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과세 범위와 납부 한도의 기준을 일치시킨 판단입니다.

상속 설계와 신고에 주는 뜻

이 판결로 비거주자 상속에서 상속인의 납부 한도는 국내에서 받은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사전증여재산 가산으로 상속세 총액이 아무리 커져도, 상속인은 자신의 법정 납부 한도를 넘는 부분까지 책임지지 않습니다.

상속인이 여럿이면 각자 국내에서 받은 재산을 한도로 연대하여 납부합니다. 국내 재산을 전혀 받지 않은 상속인은 이 판결의 논리상 납부 한도가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상속인이 사망 전에 증여받은 국내 재산 가운데 제13조에 따라 상속재산에 가산되는 것은 제3조의2 제1항에 따라 납부 한도에도 들어갑니다. 생전 증여를 받은 상속인이라면 이 부분을 따로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해외 거주 부모님의 상속이 열렸다면 다음 순서로 확인하시기를 권합니다.

  • 피상속인이 사망 당시 거주자였는지 비거주자였는지 — 국내 주소, 183일 이상의 거소, 가족과 생활 근거를 함께 봅니다.
  • 상속재산 가운데 국내에 있는 재산의 목록과 평가액
  • 사망 전 10년(상속인) 또는 5년(상속인 아닌 사람) 안에 국내 재산의 증여가 있었는지
  • 고지된 세액이 상속인 각자가 국내에서 받은 재산을 넘는지

기한과 유의할 점

이 판결은 2016. 12. 20. 개정 전 법률이 적용된 사안입니다. 현행 제3조와 제3조의2도 같은 구조이지만, 구체적인 결론은 사실관계와 적용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는 주소·체류 기간·생활 근거를 종합하여 판단하므로 가장 먼저 다툼이 생기는 지점입니다.

신고기한도 놓치면 안 됩니다. 제67조에 따라 상속세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고,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에는 9개월입니다. 기한을 넘기면 신고세액공제를 잃고 가산세가 붙습니다. 해외 상속이 생기면 국내 재산 현황부터 서둘러 정리하시고, 연대납부 한도를 넘는 고지를 받았다면 불복 기한 안에 다투시기 바랍니다.

핵심 정리
  • 피상속인이 비거주자이면 상속세는 국내에 있는 상속재산에만 매겨집니다.
  • 대법원은 상속인의 납부 한도인 「각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에 국외 상속재산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2022두64143).
  • 생전에 증여받은 국내 재산 가운데 상속재산에 가산되는 것은 납부 한도에도 들어가므로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 거주자 판정, 국내 재산 범위, 사전증여 여부, 9개월 신고기한을 함께 확인하십시오.
근거 : 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2두64143 판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의2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7조 · 이 글은 법률사무소 진영 홈페이지 세무칼럼(2026. 10. 30.)을 상속 독자용으로 고쳐 쓴 것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적 · 세무적 자문이나 해석을 위하여 제공되는 것이 아닙니다. 게시 시점의 법령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이후의 개정과 새 판례는 새 연구노트로 이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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